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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점령 작전의 법적 근거는 있을까? 청와대 대변인은 '정치적 논쟁은 있을 수 있어도 법리적 논쟁은 끝났다'고 했는데, 그래- 확실히 법리적 논쟁은 끝났다. 이번 작전의 법적 근거가 매우 부실하다는 결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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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째로 방송법 50조 2항. "사장은 이사회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되어 있다. 방송법 52조, "공사의 직원은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사장이 임면한다"고 되어 있다. 두 법조문에는 임명/임면이 다르게 표기되어 있다. 같은 권한행사를 다르게 표기한 것 뿐일까? 민노씨는 이렇게 해석했다.

ㄱ. 임명권과 임면권(해임권을 포함하는)을 달리 해석하라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ㄴ. 그리고 그런 방송법의  취지를 따르자면, 이사회든, 대통령이든 '해임'에 관한 권한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더불어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이기욱 KBS 이사회 이사는 이렇게 말했다. 논지를 잘 따라가면, KBS 사장 해임을 당연하게 외치고 있는 한나라당이 2000년 당시에는 공영방송 사장에 대한 대통령의 '면직권'을 없애버렸음을 알 수 있다. 그 수많은 '정치적' 이유에도 불구하고, 법리적으로는 '한나라당' 말대로 논쟁이 끝난 사안이다.

- 손석희 : 대통령에게 임명권만 있고 면직권이 없다, 임명권만 있고. 이런 문구에 충실한 해석에 이견을 제시하는 주장도 있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문구대로 해석하자면 면직권이 없다는 얘기가 되지만 그렇지 않다 라는 이견을 제시하는 주장도 있는데요. 아마 이사회에 어제 해임제청도 이런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어떤 입장이십니까?

- 이기욱  : 일반적으로 임명권자인 대통령께서 장관이라든가 무슨 공공기관의 장을 일방적으로 임명도 할 수 있고 해임도 할 수 있으니까 KBS 사장도 해임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일반적인 논리는 성립 가능하고 일리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2000년까지 방송법에는 대통령이 사장 임명권, 해임권이 있었습니다. 분명하게. 그러나 2000년에 여야합의에 의한 통합방송법에는 해임권은 없앴습니다. 이사회도 해임제청권을 없애고. 따라서 이러한 방송법의 취지에 비춰볼 때 이것은 사장의 임기를 3년간 보장하고 언론자유와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진일보한 규정이라고 보는 겁니다.

- 손석희 : 그러면 2000년까지는 이사회에 해임제청권도 있었습니까?

- 이기욱 : 그렇습니다. 법적으로 있었습니다.

- 손석희 : 여야가 합의해서 없앴다는 말이죠? 

- 이기욱 : 그렇습니다. 2000년부터 그렇게 됐습니다.

- 손석희 : 그래서 이 법에 그동안의 과정을 따져보면 역사성을 따져보면 지금 같은 말씀을 하실 수가 있는데요. 해임권도 있다는 측 주장들을 보면 KBS 사장의 신분보장과 독립성을 위해서 명시적인 신분보장규정이 없지 않느냐, 또한 해임권에 대해서 별도로 정하지 않을 경우에 임명권이 부여된 자에게 해임권도 함께 부여된 것으로 보는 포괄적 해석도 있다, 또 현행 방송법은 KBS 사장 해임권한을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동시에 사장은 경영성과에 대해 책임을 진다 라는 문책 사유가 있다. 이것이 해임을 할 수 있는 권한으로 연결된다 라는 그런 주장인데요.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이기욱 :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렸듯이 일반적으로 대통령이 임명권자이기 때문에 해임권이 있어요. 그것은 일반적으로 맞는 얘기고 맞는 말씀이에요. 그러나 방송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서 많은 논의를 한 끝에 아, 공영방송인 국가기관방송인 KBS 사장에 대해서는 대통령에 해임권을 부여하지 않는 게 좋겠다, 임기를 3년간 보장하는 게 좋겠다, 그러한 어떤 합의하에 방송법에 명백하게 규정이 돼 있기 때문에 이것은 특별한 법이거든요. 그러니까 일반법보다 특별법이 우선하는 겁니다. 그래서 경우가 다르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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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임 제청권도 없어진 이사회에서 해임을 제청하고, 면직권이 없는 대통령이 해임을 결정하는 작전은, 아쉽게도 법적으로는 근거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밀어붙인 여당과 정부는 '정치적' 논쟁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잃어버린 10년동안, 그네들의 기억도 잃어버렸다. 임기도 이제 약 1년 조금 넘게 남은 공영방송의 사장을 무리하면서까지도 끌어 내리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는 매우 어렵다. 정연주씨가 '사장감이 되기에는 개인적인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은 어느 정도 동의하고, 나 역시도 그 사람을 미화시키는 식의 태도에는 거부감을 느끼지만 정부 스스로 제도와 법을 넘어서는 일을 행하는 것에 비하면 그 거부감은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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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법리적 해석은 사건의 아주 일부분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대변인이 이야기했던 - 전혀 다른 뉘앙스지만 - "정치적 논쟁", 그리고 그 정치적 논쟁의 배경과 사회적인 힘들이다. 구태여 앞에서 저런 이야기를 했던 것은, 정치적 논쟁의 한 축으로 서 있는 그들의 논리의 허구성을 밝히기 위한 하나의 사례를 들기 위해서였다. 시간과 정신적 여유가 조금만 더 있다면, 이런 사실 관계를 넘어서는 구성 - 별자리 같은 것 - 을 이야기할 수 있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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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건너다